술 이야기 달콤한 독약이자 기분 좋은 죄악 <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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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劉伶, 221년~300년)은 중국 삼국시대 위나라~서진의 시인으로, 자가 백륜(伯倫)이다. 저서로 『주덕송(酒德頌)』이 있다. 죽림칠현(竹林七賢) 중 한 사람으로, 신장이 약 140cm로 작았다(世說 新語). 그는 술을 몹시 좋아하여 항시 술병을 휴대하고 다녔으며, 사람을 시켜 삽을 메고 따라다니게 하면서 “내가 죽으면 묻어달라”고 하였다.(晉 書 권49 유령전)
하늘이 만약 술을 사랑하지 않았다면
하늘에 주성이 없었을 것이다
땅이 만약 술을 사랑하지 않았다면
땅엔 응당 주천이 없었을 것이다
하늘과 땅이 이미 술을 사랑하였으니
내가 술을 좋아함이 하늘에 부끄럽지 않도다
…… (중략)
석 잔 술이면 대도와 통하고
한 말 술이면 자연과 하나가 되네
이 모두가 술에 취한 중에 얻는 것이니 술 깬 사람들에겐 전하지 말게나
술 하면 바로 생각나는 이백(李白)의 「달 아 래서 혼자 술을 마시며(月下獨酌 第二首)」 라는 시이다. 그는 ‘술 한 잔에 시 한 수를 짓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술과 시로 평생 을 살았다. 그는 특히 봄날 휘영청 밝은 달 밤에는 어김없이 술을 마시고 시를 지었다.
심지어 이백이 채석강에 배를 띄워놓고 술 을 마시며 놀다가 물에 빠진 달을 건지러 들어갔다가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가 전할 정도이다. 그런 유명한 사람들 이야기 말고, “술이 아니면 죽음을 달라”며 몇 달 간 곡기를 끊고 술만 마시다가 하늘나라로 간 우리 동네 아저씨 이야기도 있다.
우리들은 애경사에 반드시 술을 챙긴다. 생일, 결혼, 회갑 등 경사 때, 상을 당하거나 제사 때, 술이 빠지지 않는다. 추석과 설에도 마찬가지다. 물론 애경사나 명절이 아닌데도 ‘술에 웬수 진 듯이’ 날이면 날마다 부어라 마셔라 하는 사람들도 있다. 세상을 살면서 생기는 갖가지 일들에 명분을 붙여 술을 마신다. 상을 탔다고, 승진했다고, 집이나 차를 샀다고, 아이를 낳았다고, 기쁘다고, 축하 한다고 술을 마신다. 애인과 헤어져서, 시험
에 떨어져서, 부도가 나서, 상사한테 질책을 받아서, 가까운 분이 다치거나 돌아가셔서, 반려 동물이 죽어서, 슬퍼서, 화가 나서 술집으로 향한다. 술은 인생살이, 세상살이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옷이나 휴대폰 같은 존 재가 되었다.
술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역사가 오래된 물건이면서 널리 통용되는 사물이지만
호불호가 갈리는 물건이다.
그런데 그 술이란 게 양면성-다면성을 지니고 있다. “그 술의 힘, 그 술의 맛, 그 술의 멋, 네 피 속에 불사의 생명을 부으리라”(폴 베를렌) 같은 긍정적인 평가들이 있는가 하면, “악마가 사람을 찾아다니기에 바쁠 때에 는 그의 대리로 술을 보낸다”(프랑스 격언) 는 말처럼 부정적인 평가도 많다.
술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역사가 오래된 물건이면서 널리 통용되는 사물이지만 호불호가 갈리는 물건이다. 술을 죄악시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술을 신성시하는 사람도 있다. 나는 “술은 사람을 매료시키는 악마이고 달콤한 독약이며 기분 좋은 죄악이다”라고 한 아우구스티누스의 역설에 한 표를 던진다. 앞으로 여러분과 함께 긴 호흡으로 술에 관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눠볼까 한다. 강호 제현의 술에 관한 조언과 제보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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