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화와 함께 (108)

넘겨 보는 설화 활개바위와 탕사장

2024년 12월 19일 한국설화연구소

고흥 발포 포구에서 1km 떨어진 남서쪽 해변에 활개바위가 있다. 마치 남국의 해변에서 한 폭의 그림을 보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들 하는 활개바위는 그 기묘한 생김새로 인하여 지나가는 뱃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활개바위는 그 생김새가 마치 여자의 생식기와 닮았다고 해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런데 이 활개바위와 나란히 돌출한 바위는 반대로 남자의 생식기처럼 생겼다. 각도에 따라 활개바위 속으로 남근석이 들어가 있는 것처럼 보여 많은 이들이 이야깃거리로 삼고 있다. 일부에서는 활개바위 앞에 서 있는 남근석을 본 여자들이 바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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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겨 보는 설화 용바위에 서린 아기장수의 한

2024년 12월 19일 한국설화연구소

옛날 옛적에 여수 화정면 개도에 있는 월항마을에 김씨 성을 가진 가난한 농부가 살았다. 비록 가진 것은 없지만 부인이랑 둘이 행복하게 살고 있는데, 다만 아이가 없는 것이 흠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부인이 꿈을 꾸었다. 그런데 영롱한 빛이 비치는 둥근 해가 입안으로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깜짝 놀라 잠에서 깬 부인이 김씨에게 꿈 이야기를 하였다. “여보, 간밤에 참으로 희한한 꿈을 꾸었어요. 세상에 커다란 햇님이 제 입안으로 들어오지 뭐예요?” 그러자 실없는 소리 한다며 거들떠보지도 않던 김씨가 갑자기 돌아서며 말했다. “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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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겨 보는 설화 남의 부모를 사러간 부부

2024년 12월 19일 한국설화연구소

옛날 벌교에 서씨 성을 가진 가난한 사람이 살았다. 남의 집 머슴살이를 하던 서씨는 어렵게 돈을 모아서 결혼을 하게 되었는데, 상대방은 역시 남의 집 식모살이를 하던 여자였다. 그러니까 머슴살이를 하던 사람하고 식모살이를 하던 사람하고 결혼을 하게 됐는데, 두 사람 다 부모가 일찍 돌아가시고 안 계셨다. 그래서 물 한 그릇 달랑 떠 놓고 혼인서약을 하면서도 제일 그리운 것은 서로가 부모의 정이었다. 어렵게 지내서 그런지 두 사람은 서로를 위하는 것이 각별하였다. 그래서 비록 전에는 머슴살이를 하고 식모살이를 하였지만 이제는 제법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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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겨 보는 설화 뱀골재의 미녀

2024년 12월 19일 한국설화연구소

고흥 동강면에 뱀골재라 불리는 고개가 있다. 벌교에서 고흥으로 들어오려면 반드시 이 뱀골재를 넘어야 한다. 꾸불꾸불한 고개라 해서 뱀골재라 부르는데, 뱀골재를 넘으면 붓끝처럼 생긴 첨산이 나타난다. 옛날 이 고을 선비들이 ‘대강(大江)의 필봉(筆峰)’이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 첨산의 붓으로 두방산(斗榜山)에서 흐르는 대강의 먹물을 이용하여 글을 쓴다는 말이다. 그러다 보니 예로부터 선비들이 몰려와 자기의 필적(筆蹟)을 다투어 남긴다고 한다. 고흥 사람들이 과거를 보기 위해, 혹은 다른 볼일로 외지로 나가려면 이 뱀골재를 지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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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겨 보는 설화 궁기마을 전우치 이야기

2024년 12월 19일 한국설화연구소

지금으로부터 약 500여 년 전, 충청도 태안 고을. 봄인데도 한여름보다도 더 날씨가 더운데다 벌써 한 달째 비가 오지 않아 농사일이 예사롭지 않았다. 농부들은 들에 나가 여기저기에서 물길을 찾느라 분주하였지만 어쩌다 샘을 찾아도 찔끔찔끔 하는 통에 모내기를 할 엄두도 내지 못하였다. 사정이 그러한데도 관아에서는 오히려 더 닦달이었다. 가뭄이 아니라도 춘궁기라 백성들의 고통이 심한데, 가뭄 때문에 모내기도 못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고을 사또가 아예 고리대 놀이를 하고 있었다. 빌려간 돈을 제 때 갚지 못하면 집이며 전답을 빼앗아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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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겨 보는 설화 공민왕과 모후실

2024년 12월 19일 한국설화연구소

공민왕이 머물렀다 하여 이름이 붙여졌다는 유경(留京)마을 전경. “똘이야! 똘이 어딨니?” 밥 때가 되어도 나타나지 않는 똘이를 찾다 똘이 엄마도 포기하고 돌아섰다. 그러자 어디서 나타났는지 조그만 아이가 갑자기 튀어나오더니 ‘어흥’ 하면서 엄마를 놀래켰다. 하지만 익숙한 듯 똘이 엄마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런 엄마가 재미없었는지 똘이는 마루에 올라 밥을 게 눈 감추듯 말아먹고는 또 다시 밖으로 나갔다. 똘이가 막 동구밖을 향해 달려나가는데 멀리서 뿌연 먼지와 함께 말발굽 소리가 요란하였다. 시골마을에 웬 병사들일까? 똘이는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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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겨 보는 설화 지리산 음양수와 선비샘

2024년 12월 19일 한국설화연구소

지리산 남부능선과 주능선이 만나는 지점에 음양수 샘터가 있다. 지리산 음양수는 근래에 들어서는 수량이 줄어들고 물이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예로부터 지리산에 오르는 사람들로부터 가장 사랑받는 물이었다. 음양수가 인기를 끈 것은 산에 오르는 사람들의 갈증을 풀어주는 시원함 때문이기도 하지만, 자식이 없는 사람들이 이 물을 마시면 아이를 가질 수 있다는 전설이 더 큰 영향을 주었다. 그래서 예로부터 음양수 샘 주위에 아이를 갖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몰려들어 기도를 드리곤 했다고 한다. 아주 옛날 지리산 대성골에 호야라는 젊은이가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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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겨 보는 설화 아들 살린 부모의 지극한 사랑

2024년 12월 19일 한국설화연구소

옛 날 고흥 포두면 중흥마을에 정씨 3대가 살았다. 사는 것은 그리 풍족하지는 않았지만 내외 간 금슬이 좋은데다 며느리가 시부모를 지극정성으로 봉양하였기에 화목하기로 동네에 소문이 자자하였다. 더구나 어린 손자가 얼마나 재롱을 부리는지 집안에 웃음이 그칠 날이 없었다. 그러나 이들의 행복을 하늘도 시샘하였는지 어느 날 갑자기 아들이 알 수 없는 병에 걸려 자리에 눕고 말았다. 없는 형편에도 인근에 용하다는 의원은 다 불렀지만 백약이 무효였다. 아예 무슨 병인지조차 모르니 약을 쓸 수가 없었던 것이다. 대책도 없이 죽어가는 남편을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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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겨 보는 설화 문주역과 호랑이 굴

2024년 12월 19일 한국설화연구소

오래 전에 제석산 아래 마을에 가람이라는 외아들을 키우는 과부가 살았다. 그녀가 어떻게 과부가 되었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남편이 사라진 후 홀로 가람이를 키우며 살고 있다 한다. 그런데 가끔 마을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일들이 발생하였다. 가람이 집 마당에 누가 봐도 맹수에 물린 것으로 보이는 고라니가 놓여있는가 하면, 어떤 때는 커다란 멧돼지가 목을 물려 숨진 채 놓여 있기도 하였다. 덕분에 그런 날이면 마을 잔치가 벌어지기도 하였지만 도대체 누가 짐승을 잡아다 주는지 알 수 없었다. 누군가가 호랑이 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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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겨 보는 설화 살인을 부르는 엽전

2024년 12월 19일 한국설화연구소

조선시대 때 보성군 벌교읍 어느 마을에 조씨 성을 가진 사람이 살고 있었다. 큰 규모는 아니지만 제법 농사를 짓는 편이어서 살림은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그래도 소를 몇 마리 키워서 가끔 목돈을 손에 쥐는 재미로 살았다. 어느 날, 조씨가 소를 팔러 장터에 가려는데 큰아들이 따라 나섰다. 이제 큰아들 나이도 열여섯이니 세상 물정도 알 필요가 있을 것 같아서 조씨는 아들을 데리고 소시장으로 갔다. 여기저기 장터 구경도 시켜주고 흥정하는 것도 지켜보게 하였는데, 조씨도 결국 소를 팔게 되었다. 조씨는 소 판 돈의 일부를 아들한테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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