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사는 이야기 (18)

차범준의 수담수담 당산제가 그리운 승주읍 도정리 군장마을 600년 수령 ‘느티나무’

2024년 12월 27일 차범준

순천시 보호수가 들려주는 나무와 사람 이야기 순천사람들! 잘들지내고 계시는가. 나는 순천시 승주읍 도정리 군장마을에 뿌리를 내리고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 온지가 6백년이 된 느티나무라네. 동네 사람들은 나를 ‘당산목’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어떤 이는 ‘할아범’ 나무라고도 하는데 사실 느티나무는 암수가 없으니 엄밀하게 말하면 나는 인간들처럼 젠더 감수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 없는 완전한 생명체라고도 볼 수 있지. 흔히 인간들은 백수(白壽)를 누리고 세상을 떠나면 제 명을 다 살았다고들 하는데, 땅에 뿌리를 내리고 하늘로 가지를 향하며 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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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 김정열의 한자이야기 유무상생(有無相生)

2024년 12월 27일 서정 김정열 (西亭 金楨烈)

노자는 도덕경에서 세상의 이치를 ‘유무상생(有無相生)’으로 역설했다. 그 말은 이 세상에서 ‘있는 것과 없는 것처럼 서로 대립되는 것들이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다. 그래야 삶이라는 것이 이루어진다. 천하의 사람들은 모두 아름다움이 아름답다는 것을 아는데, 이는 추함이 있다는 것을 말한다. 있음과 없음은 서로를 낳으며, 어려움과 쉬움은 서로를 이루어 주고, 길고 짧음은 서로를 이루어지게 한다. 세상 이치가 ‘유무상생’ 아닌가. 가진 것이 많다고 해서 반드시 행복한 것도 아니고, 없다고 해서 불행한 것도 아니다. 다 마음먹기에 달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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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약사의 노인예찬 세워주기는 저도 힘들어요

2024년 12월 25일 정철 약사/인애약국

추운 겨울이 지나고 개나리, 목련, 벚꽃이 만발하고 파란 새싹이 돋는 춘삼월이 올해도 어김없이 돌아왔다. 모든 계절은 매년 잠시만이라도 그 계절에 맞는 최고 순간의 아름다움을 우리들에게 보여주고 기쁨과 즐거움, 희망을 안겨주지만 우리 인간은 왜 나이가 들수록 시들시들해지고 한 해, 한 계절만이라도 고목처럼 꽃피는 춘삼월은 돌아오지 않는 것일까? 나무는 잠시내리는 봄비만 맞아도 생기가 돋 것만 우리인간은 회춘을 위하여 영양제도 먹어보고 남들이 좋다는 보양식도 다 먹어보지만 도무지 생기를 찾을 수 없으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빠른 세월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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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약사의 노인예찬 손주사랑

2024년 12월 25일 정철 약사/인애약국

젊은이는 거의 없고 노인들이 90% 이상인 시골동네에서는 어린아이들을 구경하기란 가뭄에 콩 나듯 귀할 수밖에 없다. 그마나 다문화 가정이라도 있기에 어린애들 구경이나 하고 있다. 요즘 농촌 총각들은 우리나라 여성과의 결혼은 꿈도 못 꾸고 있는 것 같다. 다행히도 베트남, 필리핀, 중국, 몽골 등 20대 외국인 여성들과 결혼한 농촌 총각(총각이라 해도 30~40대)들이 가정을 꾸리고 있어 아이들 웃음소리라도 듣고 있다. 햇볕 좋을 때 유치원 선생님이 원아들을 데리고 동네 한 바퀴 돌아보는 교육과정을 보면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상당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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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약사의 노인예찬 “약이 아까와서”

2024년 12월 17일 정철 약사/인애약국

정철 약사는 대학졸업 후 12년 동안 직장생활을 하다 뒤늦게 약대에 편입하여 나이 40에 약국을 개업하였다. 고흥 인애약국 전경. 약국에서 마을 가는 군내버스를 기다리며 할머니들끼리 나누는 이야기다. “앞에 앉은 어메는 뭔 약을 그렇게 많이 묵는다요?” “아이고. 말도 마소. 오늘은 혈압약, 당뇨약, 삐따구 안 아픈 약, 치매예방약, 속 씨린 약, 이런 거다요, 근디 이것만 묵는다요? 집에 가면 한약방에서 댈인 한약하고 새끼들이 사다준 영양제까지 하면 약이 한 뭉탱이요. 이 약을 다 묵어도 창자가 괜찮은가 모르겄소.” “긍께 말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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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약사의 노인예찬 “약보다 술이 더 좋아!”

2024년 12월 17일 정철 약사/인애약국

약국에 오시는 어르신들을 보면 술이 과연 건강과 장수에 해로운 것인지 의심이 생긴다. 종종 술을 드시고 병원에 다녀온 분들이 있는데, 어느 날 그런 분이 한 분 오셨다. 그래서 “아니 술을 드시고 병원에 가면 의사 선생님이 싫어하실 텐데 뭐라 안 해요?” 그러자 “뭐, 허허. 어쩔 건가. 일하다 보면 술 한 잔 하게 되고, 아픈께 병원에 오긴 와야 되고, 일을 할라면 술 없인 못한단 말이씨. 인자 원장도 그러려니 하고 웃어버리고 아무 말도 안 한단 말이시.” 그러신다. 그러면서 하신다는 말씀이 “이왕 이렇게 된 거 자네 약사한테 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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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가 북적북적 설화는 살아 숨 쉬는 것

2024년 12월 2일 허석 한국설화연구소소장

우리들은 살아가면서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그 이야기 가운데 상당한 부분이 자신이 살고 있는 고장이나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야기는 돌고 돌아 후세에 전해집니다.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로부터 비롯된 이야기, 할머니의 할머니로부터 들은 이야기가 손자의 손자에게로 전해집니다. 설화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로부터 비롯된 이야기의 대부분은 대를 이어 살아가는 곳의 지형지물이나, 그 고장 출신 인물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반면에 할머니의 할머니로부터 들은 이야기의 대부분은 충효와 기이, 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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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가 북적북적 전남의 설화와 인물

2024년 11월 26일 편집부

전남만큼 설화가 많은 고장도 없을 것입니다. 전남만큼 우국지사들이 많은 고장도 없을 것입니다. ‘호남이 없었다면 나라도 없었을 것이다(若無湖南是無國家)’라는 말이 있는 것도 그 이유입니다. 전남지역의 설화를 연구하고 월간 [설화와 인물]에 하나하나 연재하다 보니 욕심이 생겼습니다. 전남지역 각각의 시군마다 대표적인 설화와 대표 인물을 정리하면 어떨까? 물론 그것은 주제 넘는 일이기도 합니다. 개인이 각 지역의 대표설화를 선정하는 것도 그렇고, 더구나 각 지역의 대표 인물을 선정한다는 것은 자칫 오해를 불러 일으킬 소지도 있기 때문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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