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화와 함께 (108)

넘겨 보는 설화 애 끓는 상여소리

2024년 12월 23일 한국설화연구소

고흥군 두원면 내당리에 신맹희(申孟熙)의 처 영광정씨(靈光丁氏) 효열비가 있다. 이 효열비에는 눈물 없이는 읽을 수 없는 애틋한 사연이 담겨 있다. 오래 전 이곳 내당리 뒤에 있는 화전산 개박골에 상여가 지나고 있었다. 여느 상여보다 슬픔이 극에 달하여 보이는 것은 다름 아닌 상여의 주인공이 이제 갓 스물을 넘긴 젊은이였기 때문이다. 상여의 주인공은 문희공(文僖公) 신개(申槩 1374~1446)의 후손 신맹희(申孟熙)이다. 신개는 1393년 문과에 급제하여 충청도, 황해도, 경상도 관찰사를 지낸 뒤 대제학, 이조판서를 거쳐 좌의정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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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겨 보는 설화 보림사 용소 전설

2024년 12월 23일 한국설화연구소

장흥 유치면에 있는 보림사 터는 원래 못이었다고 한다. 이곳에는 고려시대 때 보조국사 지눌(知訥 1158~1210)스님에 관한 이야기가 전해진다. 지눌스님은 탄생설화가 있다. 무신정권 시절인 고려 의종 12년, 화순에 있는 자치샘이라는 우물에 조씨 처녀가 물을 길러갔다. 그런데 샘물에 복숭아가 떠 있는 것이 아닌가. 탐스럽고 먹음직스럽게 생겨 처녀가 복숭아를 먹었다. 처녀는 정광우(鄭光遇)라는 총각과 결혼을 하게 되는데 그 직후 잉태를 하게 되었고, 그 아들이 바로 보조국사 지눌이다. 지눌이 수행을 하던 중 화순 모후산에서 나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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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겨 보는 설화 비굴하게 살지 않겠다는 굴비 이야기

2024년 12월 23일 한국설화연구소

‘영광’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굴비’다. 그런데 ‘굴비’ 하면 또 떠오르는 것이 바로 ‘자린고비’이다. 조선 광해군 때 류몽인(柳夢寅 1559~1623)이 쓴 <어우야담(於于野談)>에 자린고비 이야기가 나온다. 충청도 충주지방에 고비(高蜚)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는데, 지독하게 아껴서 큰 부자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가 얼마나 아꼈는지 부모 제사 때 지방(紙榜)을 쓰는 종이도 아까워 한 번 쓴 지방에 기름을 먹여 계속 썼기 때문에 ‘절인’이라는 별명이 이름 앞에 붙었다. 그래서 ‘절인고비’라 부르던 것이 ‘자린고비’가 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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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겨 보는 설화 처사샘과 각시샘

2024년 12월 23일 한국설화연구소

일본에서 순천으로 시집온 여인이 낙안읍성에서 관광가이드를 하고 있다. 그녀는 시집온 지 12년이 넘도록 아이가 없었다. 어느 날 주변 사람들로부터 우연히 신통한 샘 이야기를 들었다. 2004년 초가을, 여인이 물어물어 처사굴에 들렀다. 초가을인지라 꽤 쌀쌀했는데도 여인은 종일 기도를 하였다. 기도를 하던 중 갑자기 목이 말랐다. 그래서 그곳에 있는 물을 마셨다. 느낌이 나쁘지 않았다. 신기하게도 여인은 태기가 있더니 이듬해 옥동자를 낳았다. 이 이야기는 MBC ‘화제집중’에도 방송되어 화제가 되었다. 아이를 갖게 하는 효험이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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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겨 보는 설화 천은사 남곡화상의 선행

2024년 12월 23일 한국설화연구소

옛날 남곡(南谷)스님이라 하는 분이 지리산 천은사에 살고 있었다. 남곡스님은 일찍이 출가하여 실상사(實相寺)를 오고가면서 공부에 여념이 없었다. 한번은 실상사를 갔다 오면서 거의 백 리가 넘는 벽소령을 넘어가는데 소금 한 가마니 정도를 짊어진 늙은 소금장수와 동행하게 되었다. 그런데 벽소령은 매우 높은 곳이라 소금장수가 땀을 뻘뻘 흘리며 숨을 헐떡거리기 시작하였다. 짐이라는 것은 지고 내려가기도 힘든데 하물며 무거운 짐을 지고 오르니 더 말할 것이 없었다. 남곡스님은 소금장수가 무거운 짐을 걸머지고 비지땀을 흘리며 애처롭게 올라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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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겨 보는 설화 이순신이 마셨다는 동백마을 우물

2024년 12월 23일 한국설화연구소

고흥 도화면 동백마을에는 무척 오래 된 우물이 하나 있다. 여느 마을의 우물과는 달리 돌을 깎고 쌓은 모양만으로도 보통의 우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 우물에는 이순신 장군이 발포만호로 있을 때 물을 길어다 마셨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순신 장군이 발포만호로 있을 때 떠다 마셨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동백마을 우물. 1580년 여름, 발포만호로 있던 이순신 장군이 갑자기 잔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면 기침이 멈출 것이라 생각하였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기침은 잦아들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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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겨 보는 설화 상술박엉의 슬픈 사랑

2024년 12월 23일 한국설화연구소

여수 삼산면 초도 의성리 건너편에 보면 동쪽으로 뻗어난 산이 있다. 그 산자락 끝에 상술박엉이라는 높은 절벽이 있는데 그 절벽 약간 옆 사각 바위에는 주먹으로 쳐서 움푹 패인 듯한 구멍이 파여 있다. 이 바위에는 오래 전부터 슬픈 사랑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 아주 먼 옛날, 근처 마을에 장래를 약속한 처녀 총각이 있었다. 두 사람은 평생을 함께 하기로 약속하고 시간만 나면 사랑을 나누었다. 어느 날, 처녀가 총각에게 결혼 이야기를 꺼냈다. 지금도 그렇지만 옛날 옛적에 여자가 먼저 결혼 이야기를 꺼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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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겨 보는 설화 당각시와 피리 부는 소년

2024년 12월 23일 한국설화연구소

신안군 흑산도 사리마을 앞 바다에는 ‘칠형제 바위’라 불리는 작은 섬들이 있다. 해녀인 어머니가 거친 풍랑 탓에 물질을 못하는 것을 보고 칠형제가 바다에 들어가 팔을 벌리고 굳었다는 설화가 전해지는 이 작은 섬들은 설화처럼 자연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다. 흑산도에는 이처럼 다양한 설화가 입에서 입을 통해 전해지고 있다. 어업을 생업으로 살고 있는 흑산도 주민들에게는 풍어제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그래서 해마다 풍어제를 지내며 바다의 신에게 물고기를 많이 잡게 해 달라 빌었다. 풍어제 덕분인지 흑산도 진리마을 주민들은 해마다 만선의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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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겨 보는 설화 용곡마을의 용녀총

2024년 12월 23일 한국설화연구소

순천 주암면 용지리에 학관산(鶴官山, 계관산이라고도 한다)이 있고 그 산 밑에 있는 마을이 용곡마을이다. 마을 동쪽 들판에 수퉁산이라는 동산이 있는데 주암 조(趙)씨들의 선산이다. 동산 정상에 서너 계단을 돌로 쌓은 네모난 봉분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용녀총(龍女塚)이다. 멀리서 바라본 용녀총의 모습. 뒤쪽으로 보이는 것이 학관산이다. 용지(龍池)마을과 수퉁산 사이에는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다는 커다란 소(沼)가 있었는데 용소라 불렸다. 그래서 마을 이름도 용지리인 것이다. 용소는 물이 맑고 깊어 마을 사람들이 여름에는 목욕을 자주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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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겨 보는 설화 죽음으로 마을을 지킨 팽나무

2024년 12월 23일 한국설화연구소

광양 옥곡면 장동리에는 거대한 팽나무가 있다. 수령이 약 500년 가까이 된 노거수인데, 이 팽나무에는 임진왜란 당시의 이야기가 전해온다.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나던 해였다. 마을 사람들이 한밤중에 이상한 울음소리가 나서 잠을 깼다. 너무도 기이한 울음소리라 마을 사람들이 잠을 이루지 못하였던 것이다. 바람결에 들리는 이상한 울음소리를 따라 마을 사람들이 가보니 팽나무가 우는 소리가 틀림없었다. 울음소리가 멀리까지 들렸는지 마을 어귀에 사는 사람들까지 죄다 모였다. 장정들 수십 명이 나무 밑에 모여 웅성거리고 있는데, 갑자기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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