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겨 보는 설화 (103)

넘겨 보는 설화 까막과부가 부자가 된 사연

2024년 12월 3일 한국설화연구소

옛날 고흥 포두면 정암마을에 송씨 성을 가진 청상과부가 살았다. 동강에서 시집 온 송 여인은 그다지 미색이 뛰어나지는 않았지만 행동거지가 반듯하여 기품이 있었다. 하지만 시집을 오자마자 까막과부1)가 되고 말았다. 장가를 가자마자 아들이 죽자 며느리를 잘못 얻은 탓이라며 시아버지는 며느리 얼굴을 볼 생각도 하지 않았다. 시어머니는 한 술 더 떠 ‘서방 잡아먹은 X’이라며 며느리 구박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런 시부모의 태도가 이해 안 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송 여인은 시집살이를 하는 자신이 한 없이 서러웠다. 하인이라도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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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겨 보는 설화 오동도와 하이란 부부

2024년 12월 2일 한국설화연구소

여수의 상징인 오동도는 멀리서 바라보면 그 생김새가 마치 오동잎처럼 보인다고 해서 오동도라 한다. 한때 이순신 장군이 이 섬에 대나무를 심게 한 후 대나무가 무성하자 대섬이라고도 부른 적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 옛날에는 오동나무가 빽빽이 들어서 있었다 하여 오동도라 불렀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오동나무가 무성하였던 아주 먼 옛날, 봉황으로 변하여 옥황상제의 심부름을 나온 사신 아홉 명이 남해 용왕을 만나 무사히 임무를 마치고 하늘나라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오동도 위를 지나다 오동나무 열매를 보고는 모두 다 그 열매를 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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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겨 보는 설화 쇠둠벙쏘와 구녕바구

2024년 12월 2일 한국설화연구소

순천 서면에 있는 추동마을은 예로부터 순천에서 한양으로 올라가는 길목에 있는 마을이다. 추동마을을 거치지 않고는 한양으로 가지 못하였다는 말이다. 특히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가는 선비들은 추동마을이 하나의 통과의례였는데, 여기에는 하나의 전설이 있다. 아주 오랜 옛날 추동마을 사람들은 원래 청소 쪽으로 약 300m쯤 떨어진 ‘괴샅’에 살았다. 괴샅은 ‘괴사터’의 줄임말로, 아마 호랑이가 자주 출몰하여 호환을 입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 아닌가 싶다. 괴샅마을 사람들이 이무기를 쫓아버려 호환이 생겼다고 전해지는 쇠둠벙쏘. 근처에 산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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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겨 보는 설화 입에 물면 안 보이는 나뭇잎

2024년 12월 2일 한국설화연구소

옛날 벌교 어느 마을에 게으르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아성이와 소붕이라는 두 친구가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일하고 있을 때 두 사람은 맨날 일도 안 하고 나무그늘에서 잠이나 자는 것이 일이었다. 그래서 동네에서는 두 사람을 내쫓아버리자고 이야기가 돌 정도로 그렇게 게으른 사람들이었다. 어느 해 초가을, 그러니까 8월쯤 되었는데 그날도 여전히 두 사람은 나무그늘 밑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까치가 깍깍 울었다. 아성이가 눈을 떠 보니까 나뭇잎이 떨어지더니 희한하게도 입으로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아성이가 막 일어나자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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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겨 보는 설화 옥룡사와 백룡거사

2024년 12월 2일 한국설화연구소

참으로 희한한 일이었다. 희양현(지금의 광양)에 날만 새면 간밤에 돼지가 물려갔다느니 소가 죽었다느니 하는 이야기들이 나돌았다. 어느 마을에는 괴질이 돌아 사람이 여럿 죽었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또 다른 마을에서는 멀쩡하던 아들이 부모를 살해했다는 끔찍한 이야기마저 흘러나왔다. 새로운 현감이 부임한 전후로 그런 일들이 벌어진다 하여 민심이 흉흉하였고 조정에서도 감사를 나온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그러니 현감이 골치가 아프지 않을 수 없었다. 날이면 날마다 현감이 측근들을 불러 모아 대책을 논의하였으나 뾰족한 수가 없었다. 그러던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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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겨 보는 설화 피아골 종녀촌의 슬픈 사연

2024년 12월 2일 한국설화연구소

지금으로부터 300여 년 전, 지리산 피아골 깊은 골짜기. 도무지 사람이 살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곳에 마을이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여느 마을과 다를 바 없는데 여인들만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미욱 언니! 나랑 빨래하러 가지 않을래?” 얼핏 보기에도 어려보이는 여자 아이 하나가 이야기하자 미욱이라 불린 여자 아이가 잔뜩 찌푸린 얼굴로 대답하였다. “아냐, 소연아. 오늘은 언니가 몸이 좀 안 좋아서...” “그래? 그럼 나 혼자 다녀올게.” 여자 아이가 빨래바구니를 들고 혼자 가고 있는데 누군가가 다가오며 소리쳤다. “소연아! 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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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겨 보는 설화 능가사와 유구태자 보현

2024년 12월 2일 한국설화연구소

고흥 팔영산 밑에 있는 능가사(楞伽寺)는 419년에 아도화상이 창건하여 보현사(普賢寺)라 했다고 한다. 그러나 5세기 초 아도화상이 창건했다고 보기에는 믿기 힘든 구석이 있다. 5세기 경 유물이 발견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고구려 스님인 아도화상의 생존연대(3세기)와도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창건 연대는 알 수 없지만 백제 말기 때의 일이다. 보현사 근처에 승아라는 이름을 가진 아가씨가 살고 있었다. 어려서부터 행실이 바른데다 외모까지 곱상하여 인근에 소문이 자자하였는데, 자라면서 그 미모가 더욱 빛을 발하여 ‘임금은 몰라도 승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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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겨 보는 설화 백도(白島)의 슬픈 사랑

2024년 12월 2일 한국설화연구소

여수 거문도에서 배로 20분 거리에 있는 백도는 국가명승지 제7호로,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명소 가운데 명소이다. 백도는 섬이 워낙 많아서 백 개쯤 될 것 같다고 백도(百島)라 하였는데, 아무리 세어 봐도 백 개가 못된다고 하여 백(百)자에서 위에 있는 한 일(一)자를 빼 백도(白島)라 부른다고 한다. 백도는 실제로는 39개의 무인도로 되어 있는데, 여기에는 옥황상제의 막내아들 환백(桓白)과 용왕의 딸 아리수에 얽힌 슬픈 전설이 전해온다. 아주 먼 옛날 옥황상제가 늦둥이를 낳았다. 옥황상제는 막내의 이름을 환백이라 하였다.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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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겨 보는 설화 시어머니 멸시하던 며느리

2024년 12월 2일 한국설화연구소

벌교 어떤 마을에 아성이라는 이름의 5대 독자가 살았다. 5대 독자다 보니 얼마나 끔찍하였을지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었다. 어렸을 때야 그렇다지만 장가갈 때가 다 되었어도 오냐 오냐 하였다. 특히 아성이 어머니는 더욱 그랬다. 아성이 어머니 역시 4대 독자에게 시집을 와서 한 동안 아이를 낳지 못하여 쫓겨날 뻔하였다. 그러다 천신만고 끝에 겨우 아들을 낳아 쫓겨나기를 면한 어머니는 아성이 일이라면 버선발로 뛰어나올 정도였다. 그런데 금이야 옥이야 키운 아들을 장가보내기가 만만치 않았다. 애지중지하고 키운 아들의 눈이 높아 웬만한 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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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겨 보는 설화 장사 발자국과 삼산

2024년 12월 2일 한국설화연구소

중국 전국시대 때, 초(楚)나라 위왕(威王: ?~BC 327)이 장자를 부르러 대부 두 사람을 보냈다. 그러나 낚시를 하고 있던 장자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이렇게 말했다. “내가 듣기로 초나라에는 신령스런 거북이 있는데, 죽은 지 이미 3천년이나 되었다고 합니다. 임금은 그것을 비단으로 싸서 보관하고 있다 하는데, 당신이 거북이라면 죽어서 뼈만 남아 존귀하게 되고 싶겠소, 아니면 살아서 진흙 속에 꼬리를 끌고 다니고 싶겠소.” 이 말을 들은 위왕은 며칠 동안 낙담을 하여 정사가 손에 잡히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세수를 하려다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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