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약사의 노인예찬 (6)

시골약사의 노인예찬 춤추고 놀면 하나도 안아프당께

2025년 1월 16일 고흥 인애약국 정철 약사

“이 바쁜 농번기에 화담엄마들이 왜 이렇게 많이 나오셨어요?” “마늘 뽑니라 바쁜디, 하도 몸땡이가 아파서, 병원갈라고 택시타고 나왔제.” 어머니들이 쭈구려 앉아서 “마늘을 뽑응께 허리도 아프고, 무릎도 아프고, 어깨도 아프고, 마늘 독 땜 에 그런가 몸도 가려워 죽겠다”고 하신다. 걸음도 불편하시고 허리도 못펴서 지팡이 짚고 다니지만 그나마 처방약이 통증을 잠시 누그러주는가 보다. 농사일로 바쁘다 보니 약을 짓자마자 서너 명씩 짝을 지어 서둘러 택시를 불러 들어가신다. 바쁘게 서두르다 보니 머물고간 자리에 약봉투를 그대로 두고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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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약사의 노인예찬 저것은 나가 아니여!

2025년 1월 15일 정철

손님 중엔 약을 조제 해간 후 한 달 후 오셔서 약이 부족 하다고 하시는 분들이 가끔 있다. 하루에 한 번 드시는 약은 문제 발생이 거의 없지만 아침에 한 봉, 저녁 한 봉 따로 드시는 분들이 짝이 다르다고 따지(?)는 경우가 간혹 있다. “한 달분을 지어갔는데 오늘 아침에 본께 아침 약은 다 떨어져불고 없는디 저녁 약은 다섯 봉이 남아 있소. 아침 약을 저녁 약에 맞춰주쇼.” “그래요? 아침 약은 유념해서 잘 드셨는데 혹시 저녁 약은 깜빡 잊고 안 드신 거 아녀요?” “얼레 .뭔소리! 나는 이날 평상 약은 한 번도 안 잊어 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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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약사의 노인예찬 세워주기는 저도 힘들어요

2024년 12월 25일 정철 약사/인애약국

추운 겨울이 지나고 개나리, 목련, 벚꽃이 만발하고 파란 새싹이 돋는 춘삼월이 올해도 어김없이 돌아왔다. 모든 계절은 매년 잠시만이라도 그 계절에 맞는 최고 순간의 아름다움을 우리들에게 보여주고 기쁨과 즐거움, 희망을 안겨주지만 우리 인간은 왜 나이가 들수록 시들시들해지고 한 해, 한 계절만이라도 고목처럼 꽃피는 춘삼월은 돌아오지 않는 것일까? 나무는 잠시내리는 봄비만 맞아도 생기가 돋 것만 우리인간은 회춘을 위하여 영양제도 먹어보고 남들이 좋다는 보양식도 다 먹어보지만 도무지 생기를 찾을 수 없으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빠른 세월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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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약사의 노인예찬 손주사랑

2024년 12월 25일 정철 약사/인애약국

젊은이는 거의 없고 노인들이 90% 이상인 시골동네에서는 어린아이들을 구경하기란 가뭄에 콩 나듯 귀할 수밖에 없다. 그마나 다문화 가정이라도 있기에 어린애들 구경이나 하고 있다. 요즘 농촌 총각들은 우리나라 여성과의 결혼은 꿈도 못 꾸고 있는 것 같다. 다행히도 베트남, 필리핀, 중국, 몽골 등 20대 외국인 여성들과 결혼한 농촌 총각(총각이라 해도 30~40대)들이 가정을 꾸리고 있어 아이들 웃음소리라도 듣고 있다. 햇볕 좋을 때 유치원 선생님이 원아들을 데리고 동네 한 바퀴 돌아보는 교육과정을 보면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상당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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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약사의 노인예찬 “약이 아까와서”

2024년 12월 17일 정철 약사/인애약국

정철 약사는 대학졸업 후 12년 동안 직장생활을 하다 뒤늦게 약대에 편입하여 나이 40에 약국을 개업하였다. 고흥 인애약국 전경. 약국에서 마을 가는 군내버스를 기다리며 할머니들끼리 나누는 이야기다. “앞에 앉은 어메는 뭔 약을 그렇게 많이 묵는다요?” “아이고. 말도 마소. 오늘은 혈압약, 당뇨약, 삐따구 안 아픈 약, 치매예방약, 속 씨린 약, 이런 거다요, 근디 이것만 묵는다요? 집에 가면 한약방에서 댈인 한약하고 새끼들이 사다준 영양제까지 하면 약이 한 뭉탱이요. 이 약을 다 묵어도 창자가 괜찮은가 모르겄소.” “긍께 말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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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약사의 노인예찬 “약보다 술이 더 좋아!”

2024년 12월 17일 정철 약사/인애약국

약국에 오시는 어르신들을 보면 술이 과연 건강과 장수에 해로운 것인지 의심이 생긴다. 종종 술을 드시고 병원에 다녀온 분들이 있는데, 어느 날 그런 분이 한 분 오셨다. 그래서 “아니 술을 드시고 병원에 가면 의사 선생님이 싫어하실 텐데 뭐라 안 해요?” 그러자 “뭐, 허허. 어쩔 건가. 일하다 보면 술 한 잔 하게 되고, 아픈께 병원에 오긴 와야 되고, 일을 할라면 술 없인 못한단 말이씨. 인자 원장도 그러려니 하고 웃어버리고 아무 말도 안 한단 말이시.” 그러신다. 그러면서 하신다는 말씀이 “이왕 이렇게 된 거 자네 약사한테 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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